계사년 신년 일출을 보러 동해안 임원항엘 다녀왔다.
2일 오후 평소보다 늦은 시간인 4시반경 집에 돌아오는 아내에게 동해안으로 뜬금없이 여행을 권유했다.
계획없이 "갑자기 무슨 여행"이냐는 아내에게 " 여행은 이렇게 갑자기 준비없이 좌충우돌 형식으로 다녀야 재미있는거야" 하면서 재촉하여 부랴부랴 가방을 대충 챙겨서
5시에 집에서 나서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300여 km 를 오랜만에 야간운행으로 4시간여 달려 밤 9시경에 목적지인 임원항에 도착했ㅈ다.
갑자기 임원항을 선택한 이유는 특별한 의미는 아니었고,
뭐 한- 15년전에 토,일요일을 기해 1박 2일로 자주 여행을 다니던 시절에 지나던 길에 한가한 포구라 들려보자고 해서 잠시 왔소 갔소 한적이 있고, 10여년전에 당시 신차를 구입하여 울진과 덕구 온천을 다녀가며 동해안을 거슬러 오르며 7번 국도로 지나친적이 있다.
7번 국도도 심한 굽이굽이를 시원하게 떨치고 예전과는 딴판으로 새로 이 개통을 했고,
15년전 당시는 아주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자그마한 어촌에 불과 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크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제법 규모를 갖춘 항으로 변모했다 .
어촌계의 여러 시설들과 어민공동 현대화 시설들이 또한, 여행객들의 쉼터인 민박집, 그리고 모텔들도 여기저기 꽤나 지어져 있었으며 외관은 그런대로 였는데 아침에 민박집을 나서서 식사를 하려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니 역시나 이곳도 불황의 기운을 벗어낼수가 없는것 같이 외지인이라곤 우리 두내외와 몇몇 손가락으로 셀 정도인것으로 보이고 낮설은 차량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7시 30분경 일출 시간(7시 40분)을 마추어 제방뚝으로 나서서 계사년 새해의 찬란한 동트는모습과 이글거리는 불덩이 일출을 감격스럽게 바라보며 금년의 소망을 빌어보았다.
아내의 말대로 꼭 새해 첫날만 일출을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조용하게 하루 이틀이 지난 즈음이 이 나쁘지 않다는 말에 공감을 하여 그해가 그해지 하며 중얼거려본다.
년말과 년시의 바글거리는 복잡함을 벗어나 이렇게 한가롭게 아내와 단 둘이서 호젓하게 일출을 맞이하니 이또한 남다른 재미가 솔솔 있음에 다른이에게도 권하고 싶어진다.
마음속으로만 품고있던 생각을 어렵사리 끄집어 내서 용솟음치듯 이글거리고 타오르며 떠오르는 불덩이 태양을 보며 소리쳐 보았다.
"이놈아 장가좀들어서 하루 빨리 손주좀 안겨다오"
오늘 따라 파도은 조용하게 왔다가고 반복하였으나 동틀녘 바닷바람은 차갑다 못해 따갑도록 양볼을 스치며 그렇게 임원항의 아침은 밝아오고 있었다.
동해안 임원항의 곰치국의 얼큰시원한 맛이 지금도 아련해지는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