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첫인상 3초에 결정된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옷차림은 소통의 수단이다. 첫 대면에서 호감과 비호감을 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초에 불과하다. 찰나의 시간 동안 우리는 ‘첫인상’이라는 다소 무거운 잣대를 쥐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은 외적인 모습이게 마련이니 호감형 인상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옷차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옷차림은 또 하나의 명함인 셈이다.
옷이란 상대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설득력 있고 중요한 수단이다. 또한 첫인상이 결정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옷차림은 소통의 수단인 셈이다. 자신의 개성을 잘 나타내면서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옷차림에 대해 알아보자.
▶강철 같던 박태준 회장의 따뜻한 행커치프
포스코신문의 원고 청탁을 받고 불현듯 포스코와 나의 인연이 떠올랐다. 1998년 추운 겨울이었다. KBS 신년맞이 특집 프로그램으로 당시 정치계 거물들이 출연진으로 나와 한 해를 전망하는 방송이 진행되었다. 당시 김대중 씨, 김종필 씨 등 내로라하는 분들이 출연했고 당시 어린 나로선 그런 분들의 얼굴을 내 손으로 직접 만져 멋진 모습을 연출해주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쟁쟁한 분들 중 유독 내 시선을 잡아끈 이는 바로 고인이 된 박태준 명예회장이었다. 그분은 당시 ‘자유민주연합 총재’ 자격으로 방송에 출연했다. 정치권에서 전설이던 김대중 대통령이나 김종필 명예총재의 경우 세 살 먹은 아이도 알 정도였지만 기업인 출신의 박태준 명예회장은 정치나 산업에 관심이 없던 어린 내겐 낯선 존재였다.
하지만 방송 출연자와 박 명예회장을 담당할 스타일리스트로 만난 첫 자리에서 난 그분의 스타일에 매료당했다. 체구는 작았지만 짙은 눈썹과 강한 눈빛은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악수를 나누던 순간 자신의 세상으로 모두를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을 느낄 수 있었다.
박 명예회장이 입은 슈트의 왼쪽 가슴에는 당시 연예인도 잘 사용하지 않던 행커치프가 꽂혀 있었다. 내 시선은 온통 그분의 차림새에 집중되었다.
게다가 인터뷰 도중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행커치프로 땀을 닦고, 사용한 행커치프를 한쪽 주머니 안쪽에 보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전까지 행커치프는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는 이들이 액세서리처럼 사용하는 것이라고 여기던 내 생각에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박태준 명예회장의 행커치프는 인터뷰가 끝난 후 마련된 다과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능력을 발휘했다. 긴장한 담당 PD가 녹차를 쏟자 박 명예회장이 재빠르게 행커치프를 꺼내 당황하는 PD의 바지를 직접 닦아주는 것이 아닌가? 예상치 못한 행동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놀랐고, 그런 배려를 지켜보는 순간 박 명예회장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세련된 매너를 갖춘 따뜻한 분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인지 박 명예회장의 부음을 들었을 때 녹차를 쏟고 당황하던 PD의 젖은 바지를 닦아주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당신의 첫인상은 두리번거리는 순간 결정된다
박태준 명예회장과의 첫 만남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은 이유는 바로 첫인상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첫 만남에서 상대의 인상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초에서 3초.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오래 걸린다고 하며, 이때 받은 첫인상이 바뀌는 데는 대략 7~8개월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첫 만남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남겼다면 그것을 극복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당신의 첫인상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인으로는 언어적 측면과 비언어적 측면이 있다. 언어적 측면은 사용하는 말과 억양, 단어 등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느낌이며, 비언어적 측면은 타인에게 비치는 모든 외적인 모습, 즉 이미지다. 정말 3초 안에 첫인상이 결정된다면 이것은 말보다는 외적인 모습, 이미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것이 옳다.
면접 장소로 걸어 들어와 면접관에게 인사를 하기 전의 짧은 순간, 바이어와의 첫 만남에서 착석하기 전 몇 초, 소개팅에 나가 두리번거리다 상대를 찾아 인사를 나누기 전의 어색한 순간 등 우리가 자칫 놓치기 쉬운 이 짧은 순간에 인상이 결정되는 것이다.
첫인상을 강하고 호감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얼까? 간단하다. 굳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얼굴과 옷차림이다. 환하게 웃는 얼굴과 인상, 여기에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담은 옷차림은 호감형 인상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여자의 옷은 맨살과 몸매의 아름다움이 드러날수록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자의 옷은 여자의 옷과는 정반대다. 제대로 잘 차려입은 남자라면 그가 드러낼 수 있는 피부는 두 손과 얼굴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갖추어야 할 면적이 넓어진다.
옷이란 상대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 중 가장 설득력 있고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 옷차림은 소통의 수단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멋을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다. 자신의 장점은 드러내고 단점은 보완하는 옷차림을 할 수 있다면 이미 자신의 내재된 멋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껏 만나온 대부분의 사람은 이 부분에서 실패를 하고 있다.
배가 나온 사람들 십중팔구는 배를 가리기 위해 윗옷을 내어 입는다. 그런데 이렇게 입을 경우 나온 배는 더 강조된다. 머리숱이 적으면 어떻게든 그것을 보완하려고 어색한 가발을 쓰거나 가르마를 이상하게 연출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 단점은 더 눈에 띄게 마련이다. 오히려 당당하게 드러내라. 드러내고 ‘난 이런 사람이다’라고 할 때 자신감도 생기게 마련이다.
윤혜미<패션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