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왜 서양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발아래까지 바지를 내릴까?
의문에 대한 통찰이 ‘창의’를 만든다
데이터가 모여 정보가 되고, 이 정보가 지식이 된다. 이를 각각 창의발현 3단계와 지식형성 3단계라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관찰을 통해 단편적인 데이터(data)를 모은 뒤 여기에 일정한 기준의 분류를 통해 정보(information)를 얻고, 이러한 정보들을 유기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지식(knowledge)을 만들어내면 이것이 창의라는 것이다. 창의력을 길러 ‘호모 크리에이티브’가 될 수 있는 질문과 대답, 이번 호부터 시작한다.
서양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바지를 발아래까지 내린다. 처음 이 사실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로 이해를 했다. 하지만 왜 서양 사람들만 바지를 다 내릴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은 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일곱 살짜리 아이가 볼일을 보는 모습을 보니 그 의문이 풀렸다. 작은 체구로 큰 변기에 앉으려니 바지를 완전히 내려야만 볼일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바지를 내리는 것은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양변기를 사용했느냐 아니냐의 차이 때문이었던 것이다. 어릴 때부터 바지를 완전히 내리고 볼일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어른이 되어서 굳이 바지를 다 내릴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완전히 내리고 볼일을 보는 것이다.
바지를 다 내리고 볼일을 보는 것에 대한 관찰에 왜 다 내릴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다양한 원인을 추정하는 것은 통찰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문화적 차이가 바지를 내리게 했다는 가설을 처음 세웠는데, 그 문화적 차이에 대한 실체가 모호해서 결국 다시 원점으로 와서는 어린 아들이 볼일을 보는 것에 대한 다른 관찰을 통해 새로운 가설을 만들고 그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처럼 관찰에 대한 원인을 추정할 때는 다른 것에 대한 관찰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을 때로는 벤치마킹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관찰이 그 기본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단순한 관찰과 다양한 관찰 간 통찰을 통한 결론의 도출, 이것이 바로 창의가 발현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오홍석<포스코생산성연구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