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백담사(재호)
홍석
2013. 1. 16. 09:57
가을속으로---
만추의 설악산을 친구와 임하였다.
"깨비"라고 부르는 이 친구는 가끔 내가 내설악에 머물고 있는걸 알면 <위문공연>을 자처하며 달려와서는 외로워 하거나 심각해하야 하는 나의 모습이 전혀 어둡지가 않은걸 보며 안도해 하고는 솔선수범 압장서며 입산수도 하자는 식이다.
어제 이 친구가 오후 3시에도착하여 더 늦기전에 부랴부랴 속초 앞 청정바닷가로 산보를가서(사실은 중앙시장에 안주거리 사러---)함께 준비한 소머리 수육 한보따리로 밤늦게까지 대포잔을 기울이며 5대 중대사안(?)을 심도 있게 논한 관계로 취침 시간이 매우 늦은지라 내일 아침 기상이 어렵질 않을까 했지만 역시 신선한 공기와 충분한 산소의 양질에 에너지의 보고 설악산 자락이라서 더우기 "有朋이 自願 訪來하여 不亦樂互야"
별다른 酒母 따위의 기쁨조가 없ㅇ드라도 우린 멋과 맛에 흠뻑 빠졌던 행복했던 저녁 이었다.
등산을 싫어하지만 축구는 엄청시리 좋아하는 친구와 오늘도 자난번 방문때처럼 가볍게 백담사를 방문하기로 하고 용대리 백담사행 셔틀 버스정류장엘 서두르지 않은 시간 09시 반쯤 당도 하였다.
일부러 평일을 택했지만 역시나 설악산 가을산 등산객은 매우 많았다.
운좋게 앞줄에 30여명을 세우고 꽁무니에 합류하고는 업드려 등산화끈을 다시금 조르고 뒤돌아 보니어라 순식간에 뒤로 100여명에 꼬리 끝이 보이질 않는다
"만산 홍엽" 점점 깊어지는 가을 터널속으로 걸어들어 간다고 해야할까?
계곡 양옆으로 기암에 맑은 옥수위로 천연히 늘어진 단풍나무잎이 아침 햇살을 받아서 찬란한 빛을 발하자 동승한 많은 컬러 객들의 흐드러진 탄성에 우리도 덩달아 흥분되는 기분이다.
언제나 처럼 경건한 마음 가짐과 차분해지는 속내가 늘 마음에 드는 청결한 경내를조용조용 거닐고는이곳에 오면 가끔 이용하는 <聾庵丈室> 찻집에서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친구가 단풍잎 색갈을 띤 오미자 차를나는 대보차를 꼭 보약을 마시듯 정성껏 마시고는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또다시 올날을 가약한것 같은 기분으로막 출발하려는버스에 딱 2자리가 남는다는 안내원의 말은 우리 두사람보고 하는 뜻이라생각하며 ㅁ지막으로 자리를 채워주었으니 -----
아름다운 자연과 싱그러운 가을 정취, 그리고 오랜 친구와 함께오미자차를 마시며 나눈 옛이야기는 멋진 가을 여행이 되어참으로 편안한 하루였다.
2010/10/22 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