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9일 오전 09:36
오늘은 아내에게 김장준비를 해주겠다고 약속한 날이다.
주부들의 어려운 년중 행사중 한가지 김장- -
나에게는 깁장하면 선뜻하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십수년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아내의 입장)에게서 입동만지나면 "김장을 해야한" "김장을 해야한다"을 귀가 시리도록 들었던 잔소리(?)였었다한다.
그도 그럴것이 당신들의 세대에는 동장군도 일찍 찾아오고 추위도 심했지만, 김장은 한겨울에서 봄까지의 반 양식거리이기 때문에 그 양도 엄청니게 많았으며 김치담그는 작업을 한(寒)데서 하다보니 춥기도하고 손이시려워서 물일하기도 쉽지않았을게고 또한, 별다른 저장시설이 없던지라 입동후 추위로 땅이 얼면 움을 파고 묻기가 어려워서 걱정이 태산이었든게다.
지금에야 청채소나 과일들이 사시사철 출하되고 실내에서 작업이 가능하며 냉장고가 다양하게 갖가지로 준비된 세상이니 이또한 격세지감이 아니겠나싶다.
지긋지긋하고 어려운 시절이었다는 일제 강점기를 25여년, 해방의 기쁜 시절도 잠시 6.25사변으로 또다시
정신없는 시절에 난리후 전부파괴되고 불타없어진 불모지의(50년대)생활에이어 다시금 7년가뭄으로 보릿고개로(60년대) 배고픈시절을 겪어왔던 우리들의 부모세대.
당신들은 일생동안 극심한 몇차례의 혼란기를 거치면서 배우지 못하고 배고픈 설음을 격으면서도 자식들만큼은 어떻게든 잘- 키워보겠다는 일념으로 춥고 배고픔도 마다않으셨던 절대적 빈곤시대의 부모님들 - - -
그 고생들이 밀알이되어 덕분에 세상이 뒤바꾸고 지금은 거의 의식주는 큰 어려움이 없는 살기좋은 세상이 되었지만 진정 그 결실을 맛보지 못하고 고생고생끝에 이세상을 떠나신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절로 붉어지고 새삼 당신들의 노고가 가슴에 절절히 새겨집니다.
오늘 김장준비를 하는 내마음이 아마도 당신들의 간절한 당시의 심정을 헤아리는데 비교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