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 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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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3 오후 7:51 | 대표폴더 | 여행
1월 22일 토요일
각자 어제 저녁에 꾸려놓은 배낭을 메고 살금살금.
혹시 이웃들에게 단잠 방해가 되지않을까 조심조심---
수많은 아파트 창문중에서 겨우 너댓개만 빼꿈이 비추이는 불빛.
새벽 4시 5분.
1970년대 후반의 고속도로 같다
간간히 질주하는 자동차들로 한결 수월한 새벽 영동 고속도로 드라이브다.
요즈음은 시도 때도없이 저속도로가 되었지만-------
07:45분
중간에 5분간의 정차후 줄곳 내달려서(영동고속도로--원주IC--춘천간 중앙고속도로-- 홍천IC-속초간 국도 - 인제군 용대리)
백담사 입구에 도착.
매표소 직원 "눈이 많이 내려서 미처 제설 작업을 못해서 버스가 훈휴" 라고 한다.
집에서 출발할때까지는 애당초 행선지는 봉정암 이었는데
국립공원 관리인의 "차량운행 불가" 라는 소리는 7.2KM(약 2시간 반) + 11.5KM(5시간)이라는 얘기이다.
어쨌든.
영하 20도의 설악산,
워낙 추우니까 가스버너가 자꾸얼어 붙어서 알손으로 가스통을 감싸쥐어 녹여가며 어렵사리 준비한 컵라면 1개를 끓여서 준비해간 주먹밥과 같이 아침을 해결했는데 문제는 이때 부터인것 같았다.
갑자기 손이 시렵고 허벅지가 시려운추위가 느껴지는가 싶더니 등허리쪽이 오한이 오면서 추위로 다리 움직임이 둔해지는것이 산행 수십년만에 처음 경험이었다. ------
어렵겠다야--
얼핏 은동의 옆보습에서 아쉬운 얼굴의 느낌은 보았으나 평소에도 안전한 산행을 우선으로 하며
특히,
겨울 산행의 위험을 잘알고 있는 난 코스를 바꾸기로 하면서 은동을 앞세워 걷고 있었다
어쨌든 60-70CM의 적설량으로 겨울 설악산은 완성된 한폭의 수묵화와 같았다.
7.2KM-백담사 입구.
일주문에서 사진 1장씩 찰칵
절 은 하산때 여유있게 보기로 하고 쉬지도 않고 갈수있는데 까지 가보기로 했다.
0,3KM-백담산장.
무릅까지 쌓인 저눈길을 누가 먼저 걸었을까?
지금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정도라면 봉정암이나 소청봉아니 대청봉까지도 무난히 등정할수 있도록 눈길을 확보하느라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을까?
온통 흰눈으로 뒤덮여 싸인 흰 눈밭에서 어떻게 길을 찾아서 발자욱을 내놓았을까?
나도 저처럼 남을 위해 보이지않는 발자욱을 남길수 있다면-----
늘 - 선행자의 노고에 감사하며 머리 숙여진다.
백담산장에서 3.7KM지점의 영시암에 도착한 시간은
어느새 11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오늘은 이곳 까지 산행키로하고 다음 주말에 봉정암을 재도전 하기로 결정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진것같다.
영시암 법당에 들려서 참배를 하고 마루에 않았는데
올라오면서 힘겹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서 앞서가는 남여 학생을 추월해서 왔는데
그 들이 어느새 우리 옆에 와 법당 마루에 짐을 내려 놓는다.
과일을 건네며 행선지를 물어보니 소청 산장 까지란다.
(봉정암에서도 1시간을 더올라 가야하는 산장이다)
13:00
영시암을 뒤로하고 한시간여---
꼭 1년만에 백담사 경내로 들어가니
작년 겨울에 밖에 놓여있던 커다란 장작 난로가
찾집 안으로 옮겨진것말고는 사찰의 규모하고는 딴판으로 조용함이었다
깊은 산의 강추위를 피하시느라 창문마다 비닐로 바람막이를 하시고
흰눈으로 곱게 새단장하고 진중함에서도 은은하게 독경을 하시는 만해스님의 돌아앉으신 모습이려니----
백담교를 되건너 귀가를 서둘러보는데
작년과 또 다른 올해의 체력을 느껴본다
천근 만근 무거운 종아리와 허벅지가 굽이굽이 돌고돌아 내려오는 백담계곡이 오늘 따라 새삼 지루하기만 하다.
15:00분
주차장에 내려와 불이나게 서둘러서 물을 끓여서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 보고자하니
은동은 뽀로통인가보다.
본래 은동은 라면을 싫어한다.
왠만해서는 라면을 먹는일이 없었다
" 저밑에가면 뜨끈한 국밥이 있는데" 궁상맞게 왠 일일까 하는가 싶다.
무척이나 시장했을 텐대 라면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15:30분
피곤함과 졸리움에 차를 세우고 한숨자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늘 경험하듯이 휴일 강원도에서 귀가길은 언제나처럼 정체 그자체인데 ---
그래도,
오늘은 괞찮겠지?
약속대로 용인에서 맛있는 토끼탕을 먹기로 했으니 어떻게든 양지나 용인 인터체인지 까지는 막힘없이 가야하는데-------
2005/01/23 홍석